드라마나 영화에서 한 번쯤 보셨을 거예요. 배우자가 수상한 행동을 보일 때, 심부름센터나 탐정을 고용해 뒤를 밟고, 호텔 앞에서 몰래 찍은 사진 한 장으로 진실이 드러나는 장면이요. 그런데 이런 장면, 이제는 드라마 속 얘기만은 아니에요. SNS를 켜면 '24시간 밀착 감시', '불륜 증거 수집 100%' 같은 광고 문구가 흔하게 보이니까요. 검색창에 ‘심부름센터’, ‘불륜 증거’ 같은 단어를 치면 관련 업체가 쏟아지듯 나오기도 해요.

 

만약 상대방에게 다른 사람이 생긴 것 같다는 의심은 드는데, 딱 잘라 증명할 만한 물증이 없을 때. ‘한 번 맡겨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일 거예요. 하지만, 여기서 한 번 더 생각해 보셔야 해요. 그렇게 받은 사진과 영상이 과연 법정에서 ‘증거’로 인정될 수 있을까요?

 

 

 

배우자의 외도 정황을 확인하려고 심부름센터나 탐정에게 사진이나 영상을 맡기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증거는 단순히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며, 어떤 방식으로 모았는지가 가장 중요해요.

 

 

법에는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이라는 게 있어요. 쉽게 말해, 불법적으로 얻은 증거는 재판에서 쓸 수 없다는 원칙이에요. 결국 중요한 건, 무엇을 확보했느냐보다 어떻게 확보했느냐예요. 조급한 마음에 불법적인 방법을 쓰면, 내가 원하는 결과는 얻지 못하고 되려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설 탐정에게 배우자의 불륜 증거를 찾아달라고 의뢰한 사건이 있었어요. 탐정은 배우자를 몰래 미행하면서 호텔 출입 장면 등을 촬영했는데, 이 과정이 스토킹처벌법 위반에 해당했어요. 

  

많은 분들이 “난 그냥 부탁만 했을 뿐인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그 부탁 자체가 불법적인 행동을 유도한 것으로 봐요. 따라서 의뢰인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내가 합법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에요. 이런 것들은 스스로 확보할 수 있고, 불법 논란이 없는 자료라서 기본적인 출발점이 돼요.

 

 

그다음에는 변호사와 상담을 받는 게 가장 안전해요. 변호사는 내가 모은 자료가 법적으로 문제없이 증거로 인정될 수 있는지를 검토해요. 혹시라도 불법적인 요소가 섞여 있다면, 그걸 그대로 제출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위험까지 알려줄 수 있어요.

 

또한 변호사는 이 자료 말고 다른 합법적인 방법은 없는지까지 같이 확인해요. 예를 들어, 필요한 경우에는 법원을 통해 증거보전 신청을 해서 CCTV 영상이나 통신기록 같은 자료를 확보할 수도 있어요. 이건 개인이 할 수 없는 절차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이 꼭 필요해요.

    

    

우리는 흔히 진실을 밝히는 일이 곧 정의라고 생각하지만, 법은 진실보다 그 진실에 닿는 길을 더 중요하게 바라볼 때가 있어요. 그렇기에, 잘못된 길로 얻은 진실은 오히려 나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조급한 마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그 순간 어떤 방법을 선택하느냐가 결국 나 자신을 지켜주는 일이 될 수 있어요. 혹시 지금 선택을 해야 하는 길 위에 서 계시다면, 조급한 마음 대신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셔도 좋아요. 조금 돌아가더라도, 당신을 해치지 않는 길이 결국 더 멀리 데려다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