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가장 깊을 때, 우리는 종종 아침이 오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에 사로잡히곤 해요.
양육비를 받지 못한 채 홀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하루는 그와 닮아 있습니다.
식탁 위의 밥 한 끼, 아이의 학용품, 학원비와 병원비까지… 사소해 보이지만 절실한 비용이 쌓여 갈수록 마음은 점점 무너져 내리니까요.
이혼 과정에서 양육비는 반드시 정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예요.
하지만 정해 놓았다고 해서, 실제로 받는다는 보장은 없어요.
양육비 이행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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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1월 기준 양육비 지급 이행율은 45.4%에 불과해요.
절반도 채 되지 않는 비율이니, 양육비를 약속받았어도 실제로는 받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뜻이죠. 물론 경제적인 이유로 지급이 어려운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새로운 가정을 꾸리면서 책임을 뒤로 미루거나, 아이와 거리가 멀어지면서 마음까지 멀어진 탓에 지급을 끊어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단순히 무책임한 태도를 넘어서, 아이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동이에요. 나아가 아동학대의 잠재적 요소로도 볼 수 있죠. 그래서 양육자는 반드시 법적인 장치를 잘 알아두고 있어야 해요. 그래야 아이의 권리를 끝까지 지킬 수 있으니까요.
양육비를 지키는 법적 장치들
양육비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예요. 그래서 법은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어요.
강제집행
이미 판결문이나 조정조서가 있다면, 비양육자의 급여나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어요.
실제로 이혼 당시 양육비를 월 150만 원으로 정했지만 4년 동안 단 한 번도 지급하지 않은 전 남편을 상대로, 급여를 압류해 6,000만 원 전액을 받은 사례가 있었어요.
대부분은 자신의 직장에 이혼 사실과 양육비 미지급 사실이 알려지는 걸 꺼리기 때문에, 급여 압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되곤 해요.
양육비 이행명령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도 있어요.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비양육자는 양육비를 반드시 지급해야 하고, 불응할 경우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돼요.
실제로 1,5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비양육자에게 5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자, 일주일 만에 밀린 양육비를 모두 지불했는데요.
이렇게 경제적 부담을 줌으로써 양육비 지급을 강제하는 장치가 바로 이행명령이에요.
이처럼 법은 이미 여러 장치를 마련해 두었지만, 절차와 시간이 길어 부모 입장에서는 여전히 체감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어요.
법이 먼저 지켜주는 제도, 양육비 선지급제
그래서 새롭게 시작되는 제도가 바로 양육비 선지급제예요.
2025년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이 제도는, 양육비 채무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국가가 먼저 아이에게 양육비를 지급하고, 이후에 채무자에게서 다시 회수하는 방식이에요.
아이의 성장에는 하루도 멈춤이 없어야 하잖아요. 이 제도는 그 당연한 진실을 제도가 직접 지켜주겠다는 약속이에요. 이 지원이 아이와 부모에게 당장의 삶을 지켜주는 최소한의 울타리가 되어 주는 제도가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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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양육비 선지급을 받으려면 몇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해요.
만 18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고 있을 것
판결문·조정조서 같은 집행권원을 갖고 있을 것
가구 소득이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일 것
3개월 이상 양육비를 지급받지 못했을 것
양육비 선지급제는 온라인이나 우편으로 신청서를 제출하면, 서류를 확인하고 자격 요건을 심사해요. 이후, 자격 요건을 충족하면 선지급금을 매월 지급하게 되며 채무자에게서 회수할 때는 국가가 직접 진행해요
· 온라인: 홈페이지 상단 메뉴 → 선지급 → 지원신청
· 우편: (04554)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 173, 24층 양육비이행관리원 선지급 담당자 앞
Editor’s Comment
이혼 후 한부모 가정이 되었을 때, 부모가 가장 크게 두려워하는 건 내 아이의 오늘을 지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라고 해요. 양육비 선지급제는 그 질문에 사회가 함께 답하는 방식이에요.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요. 이 메시지를 제도가 직접 전해주는 거죠. 다시(DASI)는 이 제도가 지금은 작은 시작이지만, 아이와 부모의 삶을 든든하게 지켜줄 울타리가 되리라 믿습니다.